안녕하세요. 메디친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SongT입니다.
'괜찮을까요?'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그걸 왜 남에게 물어보는 거죠?
이걸 하려고 하는데 어떤 점이 어려울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던지,
이게 교과과정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는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던지,
그런 질문도 아니고, "세특으로 쓰려는데 이게 괜찮을까요?"라니요.
학생이 무언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은 학생이 '무엇을' 했는지에 관심을 그다지 두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신경계 책을 펴봐도 호지킨-헉슬리 미분방정식 같은 건 나오지 않아요.
그게 의대 공부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아서 골랐다면, 그러면 잘못하셨습니다.
호지킨-헉슬리 미분방정식이 도출된 과정이 어떻고, 그게 의료기술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고, ...
그런 얘기 늘어 놓아봤자 그건 학생의 어떠한 내면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대학은 학생이 그걸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세상과 인간에 대해 어떠한 면을 더 깊이 이해했는지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러니 그런 질문에서는 '그냥 단순히 미적분과 의학의 관련성 정도 구글링해서 나온 무언가 중에
그래도 뭔가 생명과학1이랑 관련이 있어 보이는 것을 대충 선택한 것' 정도로 저는 느껴집니다.
제가 학생의 고민을 이렇게나 폄훼해서 정말 죄송합니다만,
한 줄짜리 질문을 오랫동안, 몇 번을 반복해서 보고 있는, 아직 지식이 한참 부족한 "예과생"인 저조차 이렇게 느껴지는데,
학생의 3년 치(5학기짜리) 생기부를 고작 몇 분 보시게 될 대학 입학사정관님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요?
갑자기 학교에서 세특 주제가 될 만한 것을 써 오라니까 막막하고, 급하고, 할 것도 많이 안 보이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건 의학과 수학이 연결고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근데 그렇게 불친절해 "보이는" 학교 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학생이 그 시스템에 말려 들어가버리면 안 됩니다.
그 시스템을 넘어서, 더 넓은 차원을 보세요.
학생은 미적분을 공부하면서 어떤 재미를 느껴보았나요, 어떤 신기함을 느껴보았나요.
미적분이라는 학문은 왜 생겨난 것일까요, 이걸 왜 모든 이과 학생들에게 (전공과 상관없이) 권장과목으로 가르치고 있을까요.
미분과 적분이라는 학문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노력, 또는 어떤 혁신을 해왔을까요.
그게 왜 수학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혁신이 되었을까요. 그게 어떤 자연의 보편적 법칙을 설명하고 있을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 먼저 고민해보세요. 관심의 방향이 달라지고, 시스템의 틀 안에서도 뻔하지 않은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고2 미적분 세특 주제로 막전위 그래프를 방정식으로 나타낸 호지킨 헉슬리 미분방정식 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