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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Communication

내신고1 의대... 너무 늦은 선택일까요? 긴글이지만 진솔하게 답변 부탁드립니다.

박박띠라라
2021-10-16
조회수 8470

중2때까지만 해도 사춘기가 심하게 와서 부모님 속을 썩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모종의 사건으로 다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어서.. 중3때 제대로 공부를 하게되었는데요. 사실 이게 제대로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중학교는 그냥 일주일 전에 벼락치기를 해도 90,100점 이런식으로 맞잖아요?... 그래서 자만심에 고등학교 선행을 안하고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이런.

고1 중간고사, 국어는 96점으로 괜찮았지만 수학은 47점...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영어도 비슷하게 78점 정도 나오구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의대에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 성적에 비해서 너무 지나친 목표같기도 했구요. 이때는 진로가 확정된 시기가 아니어서 ㅡㅡ 건축학과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고1 기말고사, 이때 최고의 번아웃이 왔습니다... 모든 과목을 놓았어요. 생활패턴이 어긋나서 학교에서는 졸고 시험 점수도 정말 안좋아서 그나마 좋던 국어도 3등급으로 떨어졌습니다.

모의고사도... 국3 수5 영3으로 처참...

고1 여름방학. 사실 이때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제 친구중에 몸이 좀 안좋은 애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가 두어번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도움을 준 이유만으로 생명이라는 것에 새로운 가치를 느꼈습니다. 정말 큰 가치를요... 정말 가슴이 뛴다고 해야하나?? 뿌듯한 수준을 넘어서 정말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어요.

일단 의대에 가고싶은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인 목표를 뛰어넘어선 연구목적도 있습니다. 치매나 CRPS등... 명확한 치료제가 없는 질병들의 원인을 연구하고 좀더 많은 사람을 고통에서 구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보람과 흥미를 느끼는 직업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의사가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이라긴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고 배움이 재밌는 직업이지 않을까요? 그 점에서 제일 와닿았습니다.

정말 남이 뜯어 말려도 하고 싶은 직업이 의사라는 직업밖에 안남은 것같습니다. 돈을 떠나서 제 가치관에 맞는 일일뿐더러 국제적으로 의료봉사를 나가고싶을 정도로 의지가 생겨버렸습니다... 다른 하고싶은 일이 사라졌어요.

사실 의대를 가고싶다는 말을 함부로 하고다니지 못했어요. 의대는 정말 최상위, 눈에서 피가날 정도로 노력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니까요. 그에 비해 저는 노력의 질도 떨어지고 이미 망해버린 고1 내신을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고2때 잘 해본다 해도, 성적이 곧바로 오를 수 있을정도로 쉬운일도 아니고, 물론 노력이야 한다면 가능하겠지만 지금으로 봐선... 사실 수시성적으로 의대를 가기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 수시성적으로 가능한 생명공학과등 자연계열 4년제를 졸업후 의전원에 들어가볼까도 생각중입니다.

성적도 안나오는데 의대가고싶다는 말만 해대다가 모자르다는 소리가 너무 듣기 싫어요. 근데 또 의대 가는 걸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안드네요. 정말 이 길 아니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성적이 안나온다고 수시를 버릴 생각은 없지만, 이러한 열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추후 정시로 재수 삼수를 해서 의대를 가는게 정말 올바른 선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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