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실습을 돌기 시작했다고 연락 온 학생들이 있습니다.
아니, '의사 학생'이 아니라, '학생 의사'가 되었으니 더 이상 학생은 아니지요.
'이제는 이론적으로 모든 분과들을 한 번씩 배웠고,
제가 흥미를 가진 분야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부분도 접해 보니
이제는 정말로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는 말에 뭉클했습니다.
본과의 살인적인 학습량 속에서도 여전히
'내가 왜 의사가 되려 하는가?'
를 끊임 없이 스스로 묻고 대답해 온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라 난 생각합니다.
난 그 땀에 어쩌면 그 눈물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Sartre는 '의심하지 않는 자가 속물'이라고 했지요.
속물이 되지 않기 어려운 세상
이 진흙탕 같은 사바세계
우리의 실존은 싸우고 있는 거지요.
..................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이러저러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고
연락이 오면 기쁘지 않을 리 없습니다.
내 수업을 통해서 이러저런 걸 얻었다는 걸
기억하고 말해 주면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허나,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헌신은 우리 자신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저도 저의 모든 선생님들중 저에게 힘이 되었던 선생님들을 기억합니다.
종종 생각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허나, 제 자신이 스물 다섯을 넘은 이후로 그 선생님들에게 연락을 한 적은 없습니다.
또한, 스물 다섯이 넘은 학생들의 연락에 가급적 대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헌신과 희생으로 가득 차 있으니
우리는 이미 지나간 과거를 굳이 되돌려보지 말고
다시 보이지 않는 헌신을 타인에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

내가 사는 이 순간이
타인의 땀과 희생과 눈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모르는 인생은 가련한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만족할 리가 없습니다. 행복할 리도 없지요.
Einstein은 'The World As I See It'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We exist for our fellow-men
- in the first place for those
on whose smiles and welfare all our happiness depends,
and next for all those unknown to us
personally with whose destinies we are bound up by the tie of sympathy.
A hundred times every day I remind myself
that my inner and outer life depend on the labours other men, living and dead,
and that I must exert myself in order to give in the same measure
as I have received and am still receiving.
I am strongly drawn to the simple life and am often oppressed by the feeling
that I am engrossing an unnecessary amount of the labour of my fellow-men.'
.....................
주역 효사에 다음 글귀가 있습니다.
'履霜, 堅冰至 서리가 발에 밟히니 곧 굳은 얼음이 오리라'
지금의 시간을 응축하여
의사로서 이후 환자들을 대할 때
더 많은 이들을 돕기를 빕니다.
의심을 갖고 모든 것에 부딪히되
너무 많은 것에 관심을 흐트리지 마세요.
진정한 전문성은 일반성을 필요로 하지만
진정한 일반성 또한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이후 전문의의 길을 걸을 때 진정한 전문가가 되도록 투신하세요.
세상 사람들이 무어라 하건
요즘 의사들 사회에서 스스로를 무어라 부르건
세상이 있다면 환자가 있고
환자가 있으면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의사가 되는지는 당신의 선택이겠지만
돈을 좇지는 마세요.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부자가 되는 걸 수치스럽게 여겼습니다. Nietzche는 부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가련한 불구자여! 돈이 너무 많아서 자유를 잃은 돈의 노예여!
언제 돌발적인 불행이 닥칠지 몰라서 매 순간 몸을 웅크리고 전전긍긍하는 자여!
자신이 기쁨에 넘쳐 있다는 거짓말을 가난한 자들이 믿도록 항상 애를 쓰고 있구나!
너는 세상에서 결코 진정한 기쁨이 될 수 없는 것들만 수집하는 데 골몰했다.
그리고 너는 이제 돈이란 벌기보다는 관리하고 보존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더구나 이제부터 너는 돈을 잃어버리는 고통을 계속해서 겪지 않을 수가 없다.
너는 부자의 삶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태산 같고,
가난하게 살고 싶어한다고 해도 그런 삶이 네게는 불가능하다는 무거운 멍에를 짊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네게 말한다.
제발 네가 짊어지고 있는 재산에 대해 솔직하고 분명하게 부끄러워하라.
사실 네 마음은 그 때문에 지쳐 있고, 싫증이 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에게는 부자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일보다 더 떳떳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의 삶, 당신의 여정, 당신의 모험
그 속의 어떤 붉은 피, 심장 같은 것입니다. 작가 김미루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나의 삶을 작품에 예속시키고 싶지 않다.
나는 작품을 위하여 사는 것이 아니다. 사는 과정에서 작품을 낼 뿐이다.
나의 작품은 나의 삶 그 자체이다.
나의 삶은 모험의 여정일 뿐이다.'

<Miru Kim, 'The Camel's Way : Siyala Dunes, India, Thar Desert 5 (2013)>
세상 어느 분야건 진실한 노력에는 위대한 힘이 있습니다. 시인 김수영의 말로 이 글을 끝내고 싶습니다.
'이 詩에서 문명 비평이니 잠재의식이니 發言이니 하는 것은 찾을 수 없지만,
거짓말이 없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한 일이랴.
거짓이 없다는 것은 現代性보다도 思想보다도 백배나 중요한 일이다.'
병원 실습을 돌기 시작했다고 연락 온 학생들이 있습니다.
아니, '의사 학생'이 아니라, '학생 의사'가 되었으니 더 이상 학생은 아니지요.
'이제는 이론적으로 모든 분과들을 한 번씩 배웠고,
제가 흥미를 가진 분야에 대해서는 실무적인 부분도 접해 보니
이제는 정말로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는 말에 뭉클했습니다.
본과의 살인적인 학습량 속에서도 여전히
'내가 왜 의사가 되려 하는가?'
를 끊임 없이 스스로 묻고 대답해 온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라 난 생각합니다.
난 그 땀에 어쩌면 그 눈물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Sartre는 '의심하지 않는 자가 속물'이라고 했지요.
속물이 되지 않기 어려운 세상
이 진흙탕 같은 사바세계
우리의 실존은 싸우고 있는 거지요.
..................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이러저러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고
연락이 오면 기쁘지 않을 리 없습니다.
내 수업을 통해서 이러저런 걸 얻었다는 걸
기억하고 말해 주면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허나,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헌신은 우리 자신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저도 저의 모든 선생님들중 저에게 힘이 되었던 선생님들을 기억합니다.
종종 생각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허나, 제 자신이 스물 다섯을 넘은 이후로 그 선생님들에게 연락을 한 적은 없습니다.
또한, 스물 다섯이 넘은 학생들의 연락에 가급적 대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헌신과 희생으로 가득 차 있으니
우리는 이미 지나간 과거를 굳이 되돌려보지 말고
다시 보이지 않는 헌신을 타인에게 하면 되는 것입니다.
............................................
내가 사는 이 순간이
타인의 땀과 희생과 눈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모르는 인생은 가련한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만족할 리가 없습니다. 행복할 리도 없지요.
Einstein은 'The World As I See It'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We exist for our fellow-men
- in the first place for those
on whose smiles and welfare all our happiness depends,
and next for all those unknown to us
personally with whose destinies we are bound up by the tie of sympathy.
A hundred times every day I remind myself
that my inner and outer life depend on the labours other men, living and dead,
and that I must exert myself in order to give in the same measure
as I have received and am still receiving.
I am strongly drawn to the simple life and am often oppressed by the feeling
that I am engrossing an unnecessary amount of the labour of my fellow-men.'
.....................
주역 효사에 다음 글귀가 있습니다.
'履霜, 堅冰至 서리가 발에 밟히니 곧 굳은 얼음이 오리라'
지금의 시간을 응축하여
의사로서 이후 환자들을 대할 때
더 많은 이들을 돕기를 빕니다.
의심을 갖고 모든 것에 부딪히되
너무 많은 것에 관심을 흐트리지 마세요.
진정한 전문성은 일반성을 필요로 하지만
진정한 일반성 또한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이후 전문의의 길을 걸을 때 진정한 전문가가 되도록 투신하세요.
세상 사람들이 무어라 하건
요즘 의사들 사회에서 스스로를 무어라 부르건
세상이 있다면 환자가 있고
환자가 있으면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의사가 되는지는 당신의 선택이겠지만
돈을 좇지는 마세요.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부자가 되는 걸 수치스럽게 여겼습니다. Nietzche는 부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가련한 불구자여! 돈이 너무 많아서 자유를 잃은 돈의 노예여!
언제 돌발적인 불행이 닥칠지 몰라서 매 순간 몸을 웅크리고 전전긍긍하는 자여!
자신이 기쁨에 넘쳐 있다는 거짓말을 가난한 자들이 믿도록 항상 애를 쓰고 있구나!
너는 세상에서 결코 진정한 기쁨이 될 수 없는 것들만 수집하는 데 골몰했다.
그리고 너는 이제 돈이란 벌기보다는 관리하고 보존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더구나 이제부터 너는 돈을 잃어버리는 고통을 계속해서 겪지 않을 수가 없다.
너는 부자의 삶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태산 같고,
가난하게 살고 싶어한다고 해도 그런 삶이 네게는 불가능하다는 무거운 멍에를 짊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네게 말한다.
제발 네가 짊어지고 있는 재산에 대해 솔직하고 분명하게 부끄러워하라.
사실 네 마음은 그 때문에 지쳐 있고, 싫증이 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에게는 부자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일보다 더 떳떳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의 삶, 당신의 여정, 당신의 모험
그 속의 어떤 붉은 피, 심장 같은 것입니다. 작가 김미루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나의 삶을 작품에 예속시키고 싶지 않다.
나는 작품을 위하여 사는 것이 아니다. 사는 과정에서 작품을 낼 뿐이다.
나의 작품은 나의 삶 그 자체이다.
나의 삶은 모험의 여정일 뿐이다.'
<Miru Kim, 'The Camel's Way : Siyala Dunes, India, Thar Desert 5 (2013)>
세상 어느 분야건 진실한 노력에는 위대한 힘이 있습니다. 시인 김수영의 말로 이 글을 끝내고 싶습니다.
'이 詩에서 문명 비평이니 잠재의식이니 發言이니 하는 것은 찾을 수 없지만,
거짓말이 없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한 일이랴.
거짓이 없다는 것은 現代性보다도 思想보다도 백배나 중요한 일이다.'